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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관계 정상화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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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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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시진핑 우선 방문국"…한중 관계 정상화 청신호


안채원 기자, 뉴시스, 2020.08.22.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안채원 기자 =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楊潔篪) 중
국 중앙정치국 위원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하면서 한중 관계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해
석이 나온다. 시 주석의 방한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경우 한반도
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촉발된 양국의 갈등을
완전히 해결할 기회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 실장과 양 위원은 이날 회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
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중국 측은
"한국은 시 주석이 우선적으로 방문할 나라"라고 강조해 시 주석 방한
의지를 적극 내비쳤다. 2019년 12월 청와대는 시 주석의 올해 상반기
방한이 확정적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2월부터 본격화한 코로나
19 사태로 방한 일정이 연기됐다. 양국은 시 주석 방한 시기를 놓고
물밑 조율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13일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통화에서 코로나 상황이 안
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적절한 시기에 시 주석의 방한을 성사시키
기로 했다. 당시 시 주석은 통화에서 "금년 중 방한하는 데 굳은 의지
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회동을 통해 다시금 시 주
석의 방한 의지를 확인한 셈이 됐다.

이날 서 실장과 양 위원은 양국 간 경제 협력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양 측은 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 가속화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CEP) 연내 서명, 신남방·신북방정책과 '일대일로'의 연계협력 시범
사업 발굴 등과 같은 현안들에 폭넓은 공감대를 보였다. 지난 1일 중
국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 경제공동위원회에서도 논의된 안건들이다.
경제 분야에서 한중 간 협력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
다.

양측이 시 주석의 방한과 경제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가운데, 한
중 관계의 '뇌관'인 사드 갈등이 완전히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
린다. 양국의 사드 갈등은 박근혜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6년 7월 당시 박근혜 정부가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중
국 정부는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한류 문화 제재 등 '한한령
(限韓令)'으로 불리는 경제 보복 조치를 취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인 2017년 10월31일 양 정상은 '모든 분야의 교류협
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 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를 공동발표했다. 우
리 정부가 '3불(不)정책'(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편입, 사드 추가 배
치 검토, 한·미·일 군사 동맹 등 불가)을 표명하면서 사드 갈등을
우선 '봉인'하기로 한 것이다.

2019년 12월23일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진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사드와 관련한 원론적 이야기가 오갔지만, 갈등 해결의 가능성을 열어
놨다. 당시 시 주석이 "사드와 관련해 타당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가지고 있는 입장과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양국은 올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지난 5월부터 기업인의 필수적인
경제 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는 '신속통로' 제
도를 신설해 운영하는 등 협력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달 말에는 중국
관영 중앙(CC)TV 등에서 사드 갈등 이후 중단된 한국 관련 콘텐츠를
방영했다.

이 같은 우호적 흐름 속에서 빠른 시일 내 시 주석의 방한이 이뤄질
경우, 사드 보복 조치가 완전히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 관계 개선에도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강 대변인은 "양측이 특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과정에서 한
중 양국 간 전략적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전했다.
양 위원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우리 측과 지속적인 소
통과 협력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중국 정부가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북미 간 '하노이 노딜' 이후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복원하
는 지렛대로 중국의 대(對) 북한 영향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후 우리 정부의 대화 제
안에 호응하고 있지 않은 북한의 태도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다.

한편 이번 서 실장과 양제츠와의 만남으로 교착 상태에 있던 문재인
정부의 '4강 외교' 행보가 다시 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서 실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7월8일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
가안보국장과 통화를 했다. 같은 달 9일에는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청와대에서 만나 북미 대화 재개 방안
을 논의했다.

여기에 중국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양 위원과 만남까지 성사되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을 위한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 상
대 외교의 본격 재추진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