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독일 통일과 시민단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7-14
조회수
  703

독일 통일은 시민단체가 촉매제 역할 했다”

흥민통-에버트 재단 주최 전문가 좌담회.. “남북, 시민차원 교류없어 안타까워”
이혜원 통신원, 통일뉴스, 2016.07.13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상임대표 류종열, 정용상. 이하 흥민통)는 지난 6일 흥사단 강당에서 ‘한국-독일 시민사회 전문가가 바라보는 한반도 통일! 그리고 독일 통일의 경험과 교훈’이란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전문가 좌담회는 흥민통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의 공동주최로 개최하였다.

포츠담대학교 사회·정치학과 교수인 베르너 얀(Werner Jann) 박사와 IFO 드레스덴 연구소 부소장이자 드레스덴대학교 명예교수인 요아힘 라그니츠(Joachim Ragnitz) 박사가 독일 통일 과정과 방식에 대하여 설명하였고, 남북물류포럼 대표이자 흥민통 공동대표인 김영윤 박사와 시민평화포럼 이승환 공동대표가 현재 유엔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또 남과 북 교류·협력 단절 등의 파급효과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사회는 흥민통 공동대표인 이기종 경희대 교수가 맡았다.

시민사회가 통일에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질의에 얀 박사는 “독일이 분단되었던 때에도 민간에서는 자유로운 왕래가 있었고, 동독과 서독이 한 민족이라는 강한 유대감이 존재했었기 때문에 통일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과 한국 사이에서는 시민차원에서 접촉과 교류가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동일한 질문에 라그니츠 박사는 “독일의 통일은 시민단체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며 “시민단체들의 활동의 목적은 ‘통일’이 아닌 동독 체제의 변화를 이끌어 내거나 시장경제의 질서를 도입하거나 아니면 인권상황 개선 등의 목적들을 추구하는 활동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민단체가 활동을 할 때에는 정부가 추구하는 의제들에 주목하기도 하였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의지와 요구가 반영된 다양한 활동들로 작은 변화들을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이기종 경희대 교수는 “독일은 ‘평화로운 현상유지’정책을 내세웠고, 한국은 통일을 전면적인 구호로 내세우고 있지만 상반된 결과가 도출됐다”며 독일시민사회와 한국시민사회의 차이점과 근본적인 차원의 해결방안에 대해 질의했다.

라그니츠 박사는 “사실 저는 통일이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제가 살아생전 통일을 경험하리가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독일이 통일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독일 국가의 공존을 인정하고, 상대를 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접촉을 이어나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얀 박사는 “사실 독일이 통일할 수 있었던 것은 동독주민들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월요시위를 한다던가, 다양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낸다던가 하는 식의 시민사회들의 목소리가 있었을 때, 서독정부 차원에서도 이런 운동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한국의 상황은 독일에서의 상황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통일이라는 긴 여정에 민간의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을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제 생각에는 북한에 있는 시민사회와도 뭔가 접촉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물론 서독에서도 동독의 민간단체나 시민사회가 결성되어 있는지 정확한 정보가 없었지만 결국은 활발한 교류를 통해서 통일을 이뤄낼 수 있었다”며 “이럴 듯이 한국에서도 북한의 시민들의 의견과 역할들도 고려하고 이러한 과정을 함께 반영해야할 것이다”고 역설했다.

김영윤 대표는 “동서독과 다르게 우리는 안타깝게도 상대를 적으로 본다. 그러나 계속 ‘적’으로 보는 정책만 시행하다가는 통일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며 “북한과 교류협력을 하면, 북한이 ‘남한화’ 되고, 이는 우리가 원하는 북한을 북한 스스로 만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승환 대표는 “독일이 통일이라는 말보다는 ‘분단관리, 내국정책’ 이렇게 접근했던 것과 달리, 한반도에서는 평화공존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먼저 걸리는 문제가 현재 전쟁 중에 있는 남북관계를 평화로운 관계로 정리하는 것”이라며 “국가가 적대성의 경계를 벗어나서 공존과 다양성을 수용하는 성찰적인 존재로 변화하지 않고 또 그런 정도의 민주주의로 발전이 진전되지 않으면, 한반도에서 평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회자 이기종 교수는 “현재 남북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는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는 북핵문제”라며 “정치군사적인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풀어 낼 수 있는 지혜로운 해법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얀 박사는 “북한의 핵문제가 심각하고 빨리 해결 되어야겠지만, 전제조건을 내걸고, 대화와 협상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핵문제는 중요하지만 깊은 대화를 하려면 ‘선 핵포기’ 등과 같은 전제조건을 내걸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라그니츠 박사는 “70년 80년 군비 축소라는 나토의 결정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냉전시기, ‘버튼을 누른 사람은 두 번째로 죽는다’는 말이 있다는데, 이는 결국 모두가 죽는 다는 의미”라며 “대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북측에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윤 대표는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지혜로운 해법이라면, 지금의 정부가 지금까지 생각한 대북관계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북한이 붕괴되는 정책을 가지고 가면 안 된다는 것을 깨우칠 수밖에 없다. ‘네가 먼저 해주면, 내가 이렇게 하겠다’. 네가 먼저 무엇을 하라고 하는 조건을 가지고 대화하면 성공률이 낮다는 것을 독일의 전문가가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환 대표는 “‘대화에 지나친 조건을 내거는 것은 안 된다’, ‘군비증강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핵심을 두 독일 박사님이 말씀해 주셨다”며 “이 원칙을 우리에게 적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핵이 위협적이라는 것은 인식하고 있지만, 우리가 실제로 북한을 얼마나 위협하는지는 잘 모르고 공감하고 있지 않다”며 “남북 서로가 서로에 대한 위협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일에서부터 실질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청중과의 질의 응답에서 이기묘 씨는 “정전협정체제와 ‘국가보안법’의 체제에서 국가가 불허하는 ‘교류’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다. 이 상황을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라그니츠 박사는 “시민사회가 그 바탕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류를 막는다는 것은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한국은 강한 나라이다. 북한이 오히려 교류를 거부하고 한국이 허용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이 교류를 막는 것은 한국이 약점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좌담은 6가지의 질문으로 2시간 30분 동안 이뤄졌으며, 한국과 독일 패널로 참석한 양측 전문가들에게 사전 질문지를 제공하여 그에 대한 대답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