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탈북자 문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2-03-14 오전 11:43:00
조회수
  1214

탈북자 문제, 이대로 둘 것인가?

1. 새롭게 제기되는 탈북자 문제
며칠 전 필자는 탈북자 34인을 살리는데 동참을 바란다는 간절한 이메일을 받았다.이대로 북송을 방치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절절한 호소가 찡하게 가슴에 와 닿는 메일이었다. 탈북자 이야기가 하루, 이틀 전에 나온 것도 아닌데, 왜 이러한 이야기가 새롭게 반복되는지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탈북자에 관한 중국정부의 입장은 이들이 난민이 아니라 단순히 식량을 구하려 잠시 월경한 북한 주민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당연히 본국으로 송환되어야
하며, 이들의 송환조치에 반대하는 제3국의 의사표시는 중국주권에 대한 간섭이라는 입장이다.

2. 달라진 송환규정과 가혹한 처벌의 등장
여기서 문제는 중국이 보는 탈북자에 대한 견해와 논란이 되는 송환대상자 성격의 규정에 하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이 이야기하는 대로, 1990년대 북한의 식량위기 시 다수의 북한주민들이 단순히 식량을 구하러 월경을 하였으며, 이들은 국제적 난민으로 간주되지 못하였다. 또한 당시 이들은 자발적으로 귀환하거나, 때로는 강제적으로 북한으로 송환되었으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북한 탈북자는 상황이 다르다. 북한 주민의 탈북행위는 북한사회에서 심각한 정치적 처벌이 뒤따르는 행위로서, 2010년 7월 변경지역 부대에 하달된 국방위원회 '0082지침'에 따르면 사살을 해도 좋은 중범죄로 간주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위험 상황을 인지하는 가운데 탈북을 해야 하는 주민들의 경우 식량을 구하기 위한 단순월경으로 보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미 먼저 가족이 북한을 떠난 경우이거나, 경제곤란이 심각하여 북한사회에서 계속 거주하는 경우 목숨이 위협을 받는 경우는 분명하게 인권침해 상태에 놓인 것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 해당되는 탈북자들은 국제사회가 규정하는 인권침해 범주 내에있는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3. 중국 정부의 속내
위와 같은 상황을 모를 리 없는 중국정부가 무차별적인 탈북자 송환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과거와는 다른 현재의 새로운 이유에서 연유한다고 봐야 한다. 즉, 중국정부는 단순 월경자 송환문제라는 구태의연한 이유를 내세우고 있으나, 내면적으로‘조중우호관계’라는 전통적이고 형식적인 외연적 이유를 중시하는 가운데 북한체제의 불안정성 심화를 방지하려는 의사가 있다고 분석된다.이러한 중국의 자세는 탈북자에 대한 한국정부의 적극적 해결의지 표현과 동시에
대중국 외교관계에서의 적극적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우리정부가 보여준 탈북자 문제에 대해 지금부터라도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탈북자에 대한 분류가 새로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사실을 우리정부가 인식해야한다. 이미 탈북한 가족이 먼저 한국에 들어와 거주하는 경우, 뒤에 오는 직계가족에 대한 후속적 배려조치는 당연하다. 미국의 경우 이민정책 과정을 보면 직계가족의 초청에 대한 우선순위 부여는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도 선입국한 탈북자의 직계가족을 수용해 주는 인권정책을 실행해야 하며, 이는 남북문제 이전에 인권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4. 제도보완과 외교원칙 마련 필요
한편 대중국 외교관계에서 주권 침해나 간섭의 내용을 획일적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북한주민과 한국민의 차이는 단순히 북한거주 경험 여부가 아니라 한국의 법제도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므로, 중국도 이를 따라주도록 요구해야 한다. 즉 한국정부가 인정하는 한국민의 범주에는 한국에 거주하는 가족을 둔 사람이나 혹은 한국정부가 한국민으로 인정할 이유가 있는 사람이 포함된다는 사실을 명시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이 존중되는 대중국 관계는 중국의 주권을 우리가 간섭하지 않음은 물론, 중국도 한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상호원칙을 성립시키게 된다. 금번 중국에 억류된 34인의 탈북자를 북한으로 송환하겠다는 중국정부의 자세는 인권위반 여부를 신중히 고려하지 않은 결과이다. 우리정부는 이번 사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나아가 본 경험을 거울삼아 필요한 제도 보완과 외교원칙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다시는 무자비한 탈북자 송환이 행해져 인권이 무시되는 억울한 사례가 되풀이 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출처: Seri 보고서 2012. 03. 05 No.264 김도태, 충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