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명
  중국과 미국의 해양경쟁
저   자
  연구소장 이재형
출판사
  황금알
작성일
  2014-07-10
조회수
  1681

   
 
1. 책 머리말

머리말

국제사회에서 10년 전만해도 미국과 중국을 비교한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그만큼 두 나라의 국력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여기저기에서 중국과 미국을 비교분석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과 미국의 국력 격차가 예상보다 빨리 좁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미국과 중국을 거론하는 것은 마치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의 관계를 비교한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단지 냉전시 미소관계 연구에는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적 잣대와 두 군사 초강대국의 첨예한 군비경쟁이 존재했다면, 오늘날 미·중관계 연구에는 경제적 영향력과 지정학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하겠다. 하여튼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두 나라만의 문제라기보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양국의 영향력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폭이 넓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비교에 있어서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해 오고 있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중국의 경우는 좀 다르다. 마오쩌둥이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포하고 나서 1950년대 말 ‘대약진운동’으로 중국이 철강 생산 면에서 서구를 금방 추월할 것이라고 장담할 때도 서구인들은 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은 1960년 대약진운동이 끝나고 50년 만에 다시 과거의 명성을 찾기 위한 용트림을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2010년을 기점으로 국민총생산 면에서 일본을 앞질렀고, 수출총액 면에서 독일을 추월함으로써 명실상부하게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오늘날 중국의 눈부신 발전을 가리켜 ‘중국의 새로운 부상’이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중국이 잠시 잃었던 강대국의 명성을 서서히 되찾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중국은 과거 20개의 세기 중 18개의 세기 동안 세계 최강의 국가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중국이 국민총생산 측면에서 언제쯤 미국의 그것을 앞지를 것인가가 세인의 관심거리가 됐다. 경제 전문가들의 미래예측을 종합해 보면 중국은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이 되면 국민총생산 면에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1의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군사 면에서는 어떨까? 미국은 군사력 면에서 아직까지 단연 세계 최강의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구소련이 붕괴된 원인을 더듬어 볼 필요가 있다. 구소련은 아프가니스탄에 10여 년 간 10만 명이라는 대병력을 주둔시키고, 미국과 힘겹게 군비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국방비를 지출함으로써 국가경제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결국 연방이 해체되는 수모를 당했다. 미국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거의 10여 년 간 전쟁을 치루면서 많은 예산을 투입했고 큰 인명 피해도 입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2014년 1월 의회 국정연설에서 "올해 연말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를 마무리하겠다. 아프간 정부가 새 안보협정에 서명한다면 아프간 군을 훈련하고 지원할 소수의 미군을 주둔시키겠다"고 밝혔다.

당연히 미국 정부도 이제 연방의회의 국방비 삭감압력을 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가 2011년 합의한 바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국방비 4,879억 달러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앞으로 매년 약 500억 달러의 국방비가 삭감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중국은 이제 경제가 부강해지기 시작하자 바로 군사력 건설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육지 국경은 거의 획정되어 더 이상 인접국가인 러시아나 인도, 베트남 등과 국경문제로 전쟁을 치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핵심 국가이익으로 간주하고 있는 도서 영유권 문제는 동중국해에서는 일본과, 남중국해에서는 필리핀, 베트남 등과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오늘날 중국은 과거 아편전쟁에서 해군력이 미약하여 서구 제국주의에 당한 뼈저린 교훈을 되새기며 해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중국과 도서분쟁 당사국들은 미국의 동맹국이거나 우방국이므로 만약 이 지역에서 도서 분쟁이 발발한다면 결국에는 중국과 미국의 힘겨루기 상황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것인가?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 싶지는 않지만 오늘날 동아시아의 해역의 긴장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이 핵심 국가이익으로 간주하고 있는 대만문제, 그리고 동·남중국해의 해양영토문제(중국명 釣魚島 댜오위다오, 일본명 尖閣列島 센카쿠제도)가 당사국인 중국, 일본, 필리핀, 베트남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가이익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중국인들은 1931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군들의 만행으로 거의 수 백 만 명의 자국인이 사망하였고, 난징에서만도 30여만 명의 중국 군ㆍ민이 도살되는 참상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일본의 아베 총리는 군국주의적 처신으로 주변 국가들로부터 고립을 자초함으로써 이 지역의 긴장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은 건국 초기부터 평화외교 5원칙을 내세워 전쟁을 먼저 일으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국가 핵심이익과 관련해서는 군사력 동원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작년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확대 조치 이후 동아시아 해역은 이미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폭격기 및 항공모함 출동, 일본의 전투기 및 해안순시선 출동사태에 이어, 최근에는 중국 군용기가 자국이 선정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에서 일본 군용기를 실탄까지 사용해 격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에서 중국군과 일본군의 대결이 자칫 미군의 개입으로 확대된다면 이 지역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지역 중의 하나가 될 수도 있다.

필자는 이 책의 주제를 『중국과 미국의 해양 경쟁』으로 선정하였고, 이 두 나라의 해양 각축전이 어떠한 배경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분석해 나갈 것이다. 필자는 이미 2007년도에 『중국의 해양전략』이란 단행본을 출간했다. 그 책이 발간된지 6년이 지났기 때문에 수정판이 필요하다고 느끼던 차에, 이번에 아예 제목도 바꾸고 내용도 새로운 자료로 보완하여 이 책을 내놓게 되었다.
이 책 제1장에서는 해양과 인류의 역사발전에 관한 상관관계를 개관하고, 제2장에서는 중국과 미국의 외교관계 발전과정을 청나라 말기부터 양국이 국교를 수교하는 단계까지 고찰해 볼 것이며, 제3장에서는 중국과 미국의 잠재력을 외교, 경제, 군사력 면에서 비교분석할 것이다. 제4장과 제5장에서는 중국과 미국의 해양전략 역사와 현상을 고찰하고, 제6장에서는 중국과 미국의 해양세력이 서태평양-인도양 해역, 중동-아프리카 지역, 그리고 중남미와 북극해 지역에서 어떻게 경쟁하고 있는지, 그리고 양국의 해양격돌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조망해 볼 것이다. 마지막 제7장에서는 중국과 미국 중 어느 나라가 해양경쟁에서 진정한 승자가 될 것인지를 분석할 것이다.

일부 석학들은 20세기는 ‘미국의 세기’였다고 특징지으며, 21세기는 ‘해군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그런데 필자는 21세기는 ‘중ㆍ미의 해양경쟁의 세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바다를 지배했던 나라는 국력을 대외에 과시함으로써 강국이 되어 세계의 역사를 주도해 왔다. 고대에는 그리스와 로마인들이, 그리고 중세에는 아랍과 베니스인들이 지중해를 제패했다. 특히 근대 세계사는 해양패권 승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대서양, 태평양, 인도양을 누비며 식민지 쟁탈전을 벌였고, 영국은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바다의 지배권을 획득함으로써 해가 지지 않는 대제국을 건설하였으며,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미국은 오늘날 세계 최강의 해양강국이 되었다. 이처럼 국가의 흥망성쇠는 제해력(制海力)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금세기에는 물론 다가오는 세기에도 해양력은 강력한 국가를 만드는 원천이며, 한 국가의 국위선양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무쪼록 이 책이 일반 국민들은 물론 학계에서도 해양전략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자그마한 계기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2. 책 목차

제1장 해양과 인류의 역사
1. 해양과 인류
2. 근대 해양세력의 대두와 세계지도 변화
3. 국가발전과 해양세력의 상관관계

제2장 중국과 미국의 관계 발전
1. 중미관계의 태동
2. 국공내전시의 양국관계
3.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후 양국관계
4. 양안관계와 중미관계
5. 탈냉전 후 양국관계

제3장 중국과 미국의 경쟁 잠재력 분석
1. 개요
2. 외교 잠재력
3. 경제 잠재력
4. 군사 잠재력

제4장 중국의 해양전략
1. 세계 최강의 해양제국 명나라
2. 굴욕의 한 세기를 당한 중국
3. 중공 수립후 중국해군
4. 탈냉전 후 중국해군

제5장 미국의 해양전략
1. 개요
2. 미 본토방어 시기(1775-1890)
3. 대양해군 시기(1890-1945)
4. 미 해군이 세계 최강해군으로 부상한 시기(1945-1992)
5. 탈냉전 이후의 미 해군

제6장 중국과 미국의 지역별 해양경쟁
1. 서태평양-인도양에서의 중미경쟁
2. 중미의 중동, 아프리카 지역 전략
3. 중미의 중남미ㆍ북극해 지역 전략

제7장 중ㆍ미 누가 해양세력의 승자가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