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을씨년스러운 날
작성자
  동 강
작성일
  2007-11-06 오전 10:57:00
조회수
  1847


다가오는 11월 17일, 그날은
일년 중에 가장 '을씨년스러운' 날입니다.

'을씨년스럽다'

사전적 의미는
'날씨 따위가 스산하고 썰렁하다.'

정확하게 102년 전 그날이
그 치욕적인 을사조약이 체결된 날입니다.

옛날 교과서에는 '을사보호조약',
언제부턴가는 그냥 '을사조약',
그리고 최근에는 '을사늑약'으로
이름이 바뀌어 온 그 치욕의 조약.

일본이 한국을 보호한다는 조약이라고
'을사보호조약'.
고양이가 생선을 보호하는 일도 있던가.
소도 웃고 말도 웃을 일이지요.

1905년의 '을사 늑약(乙巳勒約)'
'勒(늑)'자는 '억지 륵'자 입니다.

억지로, 강제로 이루어진 외교권 박탈 조약.
그리고 정확히 5년 뒤 1910년에는 나라를 잃게 됩니다.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어전에까지 군대를 끌고 와서
협박하면서 억지로, 강제로 맺은 조약.
수차의 어전회의, 힘이 없으니 별수가 있나요.
게다가 '을사오적'은 또 그리도 설쳐댔다니.....

나라.

백성들에게는 늘 혜택이기보다는
부담이었던 그 이름, '나라'.

그래도 그 나라의 외교권이
송두리째 넘어가는 을사년의 그 조약이
얼마나 우울하고 스산했으면,
스산하고 썰렁한 경우를 당할 때마다
'을사년스럽다'라고 했을까요.

크든 작든 전쟁이 나면
나라의 주인 행세 하던 임금과 대신들은
늘 도망만 가고,
멀리 함경도로, 강화도로 도망만 가고,
서민들만 싸우다 죽고, 다치고, 끌려가고,
끌려가서 유린당하고......

그게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요.
임진왜란, 정유재란, 병자호란,
그리고 일제 강점기까지.

한 번이라도 안 그런 적이 있었던가.

그래도 나라가 기울어간다고,
그런 나라일망정 나라는 나라라고,
그래서 마음이 스산하다고
'을사년스럽다'라고 했다네요.

나중에 민간에서 음이 변하여
'을씨년스럽다'가 되어
오늘에 이어지고 있는 것이고요.

대선 후보들의 폭로전,
고소는 맞고소로 이어지고
지금도 나라 안이 뒤숭숭하고
정말로 을씨년스럽네요.

그러나 아무리 을씨년스럽단들
백여 년 전 그날 같기야 하겠는지요.

가슴 쫙 펴고
다시는 일본놈들에게든,
다른 어떤 놈들에게든,
나라 안 사기꾼에게든,
나라 밖 도둑에게든,
을씨년스러운 치욕 안 당하도록
활기찬 하루 가꾸시기를.....


2007. 11. 6

동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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