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국회의원과 '잔대가리'
작성자
  동 강
작성일
  2007-10-23 오전 9:53:00
조회수
  1643


어제 국회 어느 전문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였답니다.

모당 주모 의원이 다른 당 선모 의원에게
"잔대가리 굴리지 마."라고 고함을 쳤습니다.
그런 말을 들은 선모 의원이 가만있을 리 없지요.
"야, 이XX야!"하면서 싸움이 격해졌고,
급기야 정회 소동까지 갔다는 보도입니다.


'잔대가리'

과문한 탓이겠지만,
나는 '잔 머리'라는 말은 들어 봤어도
'잔대가리'라는 말은 처음 들어 봅니다.

이런 상스럽고 천박한 말이
시정 잡배도 아니고, 철부지 어린 학생도 아닌,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나는 한숨이 다 나왔습니다.
국회의원이 동료 국회의원을
'잔대가리'나 굴리는 사람으로 몰아붙이면
결국 국회의원 전체가 '그런 부류'로
전락한다는 걸 모르는 모양입니다.

국민의 혈세를
연간 16억 정도를 쓴다는 한량들이
'잔대라기'나 굴리는 사람들이었다니,
시정 잡배나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의 박봉에서 낸 피 같은 세금이
아깝기 짝이 없습니다.
민주 국가에서 국회가 필요하고,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면
국회의원을 안 뽑을 순 없겠지요.
그러나 '잔대가리'나 굴리는 사람들을
100명도 많을 지경인데
삼백명 가까이나 뽑아 놓고
이런 절망감이나 느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토론이란, 논쟁이란 모름지기
논리가 생명입니다.
논리가 약하고, 논리적 근거가 없으면
소리만 커지게 마련입니다.
욕설이나 나오게 마련입니다.

논리가 탄탄하고 논리적 근거가 취약할 때
'잔대가리' '개XX' 이런 소리가 나오는 거지요.
정작 반박할 자료는 없고
그러다 보니 논리로 맞설 수 없어서
그런 '잡소리'가 나오게 되는 건 아닌지.
논리적 근거가 탄탄하면
나직한 소리로 차분하게 이야기해도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고
그만큼 품위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말에도 격이라는 게 있습니다.
품위라는 게 있지요.
그 사람이 구사하는 말을 보면
그 사람의 품격을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회의원들, 아무리 봐도
국민의 평균치 품격도 못 갖춘 사람들은 아닌지,
그런 사람들을 그렇게 많이 뽑아 두고
혈세나 낭비하게 하고
국민에게 절망감이나 되돌려주게 한 건 아닌지,
자꾸만 의심되는 아침입니다.

2007. 10. 23
동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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